임명해서는 안 되는 이유, 임명한 뒤에 벌어질 일

 임명해서는 안 되는 이유, 임명한 뒤에 벌어질 일

청문회는 끝났다. 야당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여당 단독으로 청문경과보고서가 채택됐고, 대통령의 임명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것이 언론의 일치된 전망이다. 청문회에서 무엇이 잘못됐는지를 다시 따지는 것은 이제 큰 의미가 없다. 지금 물어야 할 것은 두 가지다. 이 사람을 법무부 장관에 앉혀도 되는가, 그리고 앉히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



김승원 후보자가 장관이 되어서는 안 되는 이유

첫째,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피의자가 검찰을 지휘하게 된다.

후보자는 2021년 브로커의 요청을 받아 식약처장에게 특정 기업의 코로나 치료제 임상시험 건을 챙겨봐 달라고 연락한 사실이 확인됐고, 검찰은 2024년 12월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기소유예는 무혐의가 아니다. 혐의는 인정되지만 기소만 하지 않겠다는 처분이다. 그 처분을 내린 검찰의 최고 지휘권자가 바로 법무부 장관이다. 자신을 수사했던 조직을 지휘하는 장관, 자신의 사건을 기소유예로 종결한 처분의 당부를 사후에 감독할 위치에 서는 장관. 이것만으로도 이 인사는 해서는 안 된다.

둘째, 사실을 확인하지 않고 움직이는 법률가는 법무부를 맡을 수 없다.

햄스터 동물실험에서 토혈과 폐사가 나왔음에도 그 결과가 가려진 채 93명에게 투약된 약이었다. 후보자는 "문과라서 치료제 성능은 모른다"고 했다. 법률가는 성분을 몰라도 절차를 안다. 국회의원이 인허가 기관장에게 개별 기업의 임상 건을 챙겨달라고 하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판사와 변호사를 거친 사람이 몰랐을 리 없다. 몰랐다면 판단력의 문제이고, 알았다면 윤리의 문제다. 어느 쪽이든 법무부 장관의 자격과는 거리가 멀다.

셋째, 장관 자리가 곧 이해충돌의 자리다.

후보자는 '대통령 공소취소 모임'의 공동대표였다. 청문회에서 그는 특검법에 공소취소 조항을 넣는 것에 처음부터 반대했다고 답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 해도 문제는 남는다. 특검법에서 공소취소 조항을 빼는 대신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 지휘를 통해 같은 결과를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이미 사설의 단골 주제가 됐다. 대통령 개인의 형사사건에 이해관계를 공개적으로 표명했던 사람을 그 사건을 지휘할 수 있는 자리에 앉히는 것은, 실제로 그렇게 하든 하지 않든 의심을 제도화하는 일이다.

넷째, 해명이 바뀌는 사람은 검증을 통과한 것이 아니다.

제넨셀 창업주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부장판사의 아들을 의원실 입법보조원으로 채용한 경위에 대해, 후보자는 우연히 마주친 사이라고 했다가 법조계 모임을 통해 만남을 이어온 관계라고 정정했다. 배우자가 대표를 맡은 협동조합의 바우처 선정과 가족 급여에 대해서는 눈물이 답변을 대신했다. 음주운전 판결문, 브로커와의 관계, 보좌진 채용 현황 자료는 끝내 제출되지 않았다. 해명이 바뀌고 자료가 없는 상태에서 채택된 '적격'은 검증의 결과가 아니라 표결의 결과일 뿐이다.



대통령이 임명해서는 안 되는 이유

여론조사에서 임명 반대는 52%, 찬성은 25%다. 대통령 지지율은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지지율이 떨어질 때 정부가 택할 수 있는 가장 나쁜 선택은, 떨어진 이유를 하나 더 보태는 것이다.

이번 인사는 다른 장관 인사와 성격이 다르다. 국방부나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의 흠결은 그 부처의 일과 별개일 수 있다. 그러나 법무부 장관의 흠결은 곧 사법의 공정성에 대한 흠결이다. 검찰 수사자료가 특정 의원에게 유출된 경위를 감찰하겠다는 후보자의 첫 감찰 대상이 자신과 관련된 사건이 되고, 공소청 출범을 앞둔 형사사법체계 개편을 정당성 논란에 휩싸인 장관이 지휘하게 된다. 정부 스스로 개혁의 동력을 깎아먹는 인사다.

무엇보다, 대통령이 이 인사를 강행하면 '왜'라는 질문에 국민이 스스로 답을 내리게 된다. 그 답이 '대통령 사건 때문'이 되는 순간, 이후 법무부의 모든 결정에는 같은 꼬리표가 붙는다. 임명으로 얻는 것은 장관 한 사람이고, 잃는 것은 법무부 전체의 신뢰다.



앞으로 벌어질 일

1. 임명은 되겠지만,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2019년 조국 법무부 장관은 9월 9일 임명돼 10월 14일 물러났다. 35일이었다. 청문회 통과가 곧 안착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 사례다. 당시에도 청문보고서 없이 임명이 강행됐고, 임명 후 의혹이 수사로 이어지면서 장관이 검찰의 수사 대상이 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다. 이번에는 이미 기소유예 기록이 있는 사람이 취임한다. 야당은 임명 직후부터 특검 요구와 국정조사, 필요하면 탄핵소추 카드까지 검토할 것이다. 임명 다음 날부터 장관의 거취가 정국의 상수가 된다.

2. 의혹은 재판정에서 계속 살아 있다.

제넨셀 창업주의 형사재판은 진행 중이고, 주가조작 피해를 본 소액주주들의 진상규명 요구는 이제 시작이다. 재판 과정에서 새로운 녹취나 진술이 나올 때마다 법무부 장관의 이름이 다시 등장할 것이다. 한동훈 의원 측의 자료 공개는 청문회로 끝나지 않을 것이고, 후보자 측이 예고한 법적 대응은 오히려 사건을 법정으로 끌고 가 기록을 남기게 된다.

3. 국회는 한동안 반쪽으로 움직인다.

이미 야당이 위원장을 맡은 상임위에서 다른 장관 후보자들의 보고서 채택이 무산됐다. 야당은 전면 보이콧은 아니라고 하지만, 법사위를 거쳐야 하는 법안들은 줄줄이 발이 묶일 것이다. 공소청·중수청 출범 관련 후속 입법, 특검법 개정 등 정부가 급하다고 하는 법안일수록 더 어렵게 된다.

4. 부담은 결국 대통령에게 돌아간다.

지지율이 반등의 계기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대통령은 기자회견마다 김승원 장관에 대한 질문을 받게 된다. 공소취소 문제, 연임 개헌 논란과 겹치면서 '사법을 사유화하려 한다'는 프레임이 굳어질 위험이 있다. 임명 강행이 단기적으로는 결단으로 보일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정부의 모든 사법 개혁 조치에 대한 신뢰 비용으로 청구된다.

5. 그래도 남는 선택지.

보고서가 채택됐다고 해서 대통령이 반드시 임명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지명 철회는 대통령의 권한이고, 후보자 스스로 물러나는 길도 있다. 35일 만에 물러난 전례를 반복하는 것보다는 임명 전에 멈추는 것이 대통령에게도 후보자에게도 손실이 적다. 오늘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이 무엇을 말하는지가, 이 정부가 지지율 하락의 원인을 이해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첫 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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