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원 GSGG - Gaslighting Speech, Guilty Guy

 'GSGG'와 법무부 장관의 자격

법무부 장관은 법의 최후 보루를 지키는 자리다. 검찰을 지휘하고, 인권을 옹호하며, 국가의 법질서를 대표한다. 그 자리에 오르려는 사람에게는 정치적 능력에 앞서 '언어와 태도'에서의 진실성이 요구된다. 법은 결국 말로 이루어지고, 법을 다루는 사람의 품격은 그가 쓰는 말에서 드러나기 때문이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두고 식약처 신약 임상 청탁 의혹 등 여러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2021년의 'GSGG' 사건에서 그의 자질을 되짚어 보아야 한다. 의혹은 청문회와 수사를 통해 사실 여부가 가려지겠지만, 이 사건은 이미 확정된 사실이기 때문이다.

2021년 언론중재법 개정안 처리가 무산되자 김 후보자는 SNS에 박병석 당시 국회의장을 거명하며 "정말 감사합니다. 역사에 남을 겁니다"라는 반어법과 함께 'GSGG'라는 표현을 덧붙였다. 누가 보더라도 입에 담기 어려운 욕설을 영문 이니셜로 옮긴 것이다. 현직 국회의원이 삼권분립의 한 축인 입법부의 수장을 향해 공개적으로 욕설을 한 셈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그 뒤의 해명이었다. 그는 "정부는 국민의 일반의지에 봉사해야 한다는 뜻, Government Serve General G"라고 설명했다. 이 궁색한 해명은 욕설 자체보다 더 나쁘다. 욕설은 순간의 감정이라 치더라도, 해명은 냉정한 계산의 산물이다. 그는 국민이 그 말을 어떻게 읽었는지 뻔히 알면서도 국민의 눈과 귀를 얕잡아 보며 조롱했다. 논란이 커지자 뒤늦게 사과했지만, 이미 그의 언어관과 국민관은 드러나 버렸다.

언어는 곧 신뢰의 문제다. 상대를 향해 거친 말을 쓰는 사람은 상대를 낮추는 것이 아니라 자기 말에 대한 믿음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것이다. 국회의장을 향해 욕설을 하고, 그것이 드러나자 말장난으로 빠져나가려 한 사람이 법무부 장관이 된다면, 그가 지휘할 검찰과 그가 대표할 법질서를 국민이 어떻게 신뢰하겠는가.

물론 김 후보자 측은 오래전 일이며 이미 사과했고, 능력으로 평가받겠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법무부 장관은 능력 이전에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자질이 있다. 말에 진중함이 있어야 한다. 자신의 말에 책임지지 못하는 사람이 남의 말과 행동을 법으로 재단하는 자리에 앉는다면, 그것이야말로 법치에 대한 조롱이다.

나는 김 후보자에게 똑같이 'GSGG'라고 돌려주고 싶다. 다만 그 뜻은 그의 해명 방식을 빌려 'Gaslighting Speech, Guilty Guy', 곧 '가스라이팅 같은 해명을 하는 죄지은 남자'다.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검찰을 매도하고 부당한 탄압의 피해자인 양 국민을 가스라이팅하는 정치인이 많다. 그러나 가스라이팅은 오래가지 않는다. 진실은 아무리 덮어도 결국 바닥을 뚫고 올라와 만천하에 드러나는 법이다.

제기된 의혹들은 청문회와 수사에서 가려질 것이고, 그 과정에서 김 후보자는 어설픈 해명 대신 사실대로 답하기 바란다. 그러나 'GSGG'는 밝혀지기를 기다릴 일이 아니다. 국민 모두가 이미 보았고, 그 하나만으로도 법의 품격을 대표해야 할 자리와는 거리가 멀다. 잘못을 부끄러워할 줄 아는 수오지심은 맹자가 말한 사람됨의 근본이다.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만이 물러날 줄도 안다. 김 후보자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그 용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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