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연재 [풍비박산 난 수사시스템 ②] 공수처 5년의 성적표 ― 변호사도 모르는 주소, 5년간 기소 7건


기획 연재 | 풍비박산 난 수사시스템 ― 검찰청이 사라진 뒤, 피해자는 누가 지키는가


[풍비박산 난 수사시스템 ②] 공수처 5년의 성적표 ― 변호사도 

모르는 주소, 5년간 기소 7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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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비박산 난 수사시스템 ①] 검찰청 폐지, 수장도 사람도 청사도 없는 중수청·공소청



공수처는 어디에 있습니까

변호사로 26년을 일해 온 필자도, 점심모임의 다른 변호사들도 이 질문에 선뜻 답하지 못했다. 공수처는 서울에만 있는지, 지방에도 사무소가 있는지 말이다.

공수처는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5동에 있다. 대구·부산·광주 같은 지방에는 별도 청사나 사무소가 없다. 과천 청사도 정부청사 한 동의 일부를 빌려 쓰는 것이고, 독립청사는 2030년 완공을 목표로 이제 계획을 세운 단계다.

출범 5년이 넘은 기관인데 변호사조차 위치를 헷갈린다면, 일반 시민은 어떨까. 대구의 한 시민이 지역 고위공직자의 비리를 알게 됐다면 과천까지 가야 하는지, 우편으로 보내면 되는지, 조사는 어디서 받는지 막막할 수밖에 없다. 

숫자로 본 공수처 5년

미제 사건: 올해 7월 말 기준 처리하지 못한 사건은 1,153건, 그중 2년 넘게 묵은 사건은 77건

기소: 2021년 출범 이후 재판에 넘긴 사건 총 7건, 연평균 1건 남짓. 2023년에는 0건

예산: 올해 297억 원. 그런데 올해 1~7월 직접 기소한 사건은 1건, 수사활동비는 6억 원에 불과

한 해 300억 원 가까운 세금을 쓰면서 기소는 1년에 한 건 남짓이다. 무용론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여러 기관이 한 사건을 다투면 생기는 일

비상계엄 수사는 그 한계를 그대로 보여줬다. 공수처는 대통령 체포영장을 처음 집행하러 갔다가 5시간 반 만에 물러섰다. 공수처, 검찰, 경찰이 모두 수사에 뛰어들었고, 공수처가 사건을 넘겨받아 주도권을 잡았지만 오히려 일이 꼬였다.

물론 공수처가 결국 현직 대통령의 신병을 확보하는 전례 없는 일을 해내긴 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드러난 관할 다툼과 절차상 혼선은, 기관이 여럿으로 나뉠 때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를 생생히 보여주었다.

그런데도 몸집을 키운다

이런 성적표에도 공수처는 조직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검사 정원을 지금의 두 배인 50명으로 늘리는 개정안이 추진 중이고, 독립청사 건립 계획도 확정됐다.

새 체계에서도 갈등은 이어진다. 경찰과 공수처가 중대범죄를 알게 되면 중수청에 알리도록 시행령은 정하고 있다. 공수처는 행안부 소속인 중수청에 정보가 넘어가면 수사 대상인 고위공직자가 자기 범죄 정보를 알게 될 위험이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중수청은 다를까

공수처가 실패한 이유로 흔히 꼽히는 것은, 사람이 오지 않는 구조, 다른 기관과 관할이 겹치는 구조, 시민이 존재조차 잘 모르는 구조다. 그런데 중수청의 모습이 정확히 그렇다. 평검사는 47명뿐이고, 관할은 겹치며, 시민들은 청사가 어디 있는지조차 모른다.

공수처가 5년 동안 보여준 문제가 이번에는 정원 2,874명의 거대 조직에서 반복될 수 있는 것이다. 규모가 수십 배인 만큼, 실패의 비용도 수십 배가 될 것이다.

📢 다음 회 예고

경찰에서 피의자신문까지 받은 사건이, 몇 해 뒤 경찰서에 문의하자 “그런 사건은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필자가 직접 겪은 사례와 함께, 수사권 조정 이후 늦어진 수사, 16만 건 미제의 행방, 그리고 경찰이 불송치한 성범죄를 검찰이 다시 열어준 사건들을 살펴본다. 10월 2일 이후 이런 구제가 여전히 가능할지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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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뉴데일리, 공수처 미제사건·예산 관련 보도(2026. 8. 21., 9. 22.)

이데일리, 공수처 관련 보도(2023. 5., 2025. 1.)

더퍼블릭, 공수처 기소 실적 관련 보도(2026. 8. 23.)

연합뉴스TV, 「공수처, 중수청 시행령 반대…출범까지 ‘첩첩산중’」(2026. 6. 30.)

서울신문, 「수장 공백 속 출범 앞둔 중수청… 간판만 ‘한국형 FBI’ 우려」(2026. 9. 28.)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홈페이지 고소·고발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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