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원 퇴임, 이제 가장 불안해 할 사람은?

 방패가 사라진 자리 — 강신철 지명자에게 남은 선택

이재명 정부 2기 개각이 흔들리고 있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물러난 데 이어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9일 지명 20일 만에 자진 사퇴했다. 두 후보자가 연이어 낙마하면서 인사 검증 시스템이 부실했다는 비판이 커졌고, 대통령도 전날 기자회견에서 인사 시스템을 재점검하겠다고 밝혔다.



방패가 사라졌다

지금 이 순간 가장 불안한 사람은 누구일까. 나는 강신철 국방부 장관 지명자라고 본다.

그동안 강 지명자는 두 사람의 그늘에 가려 있었다. 성평등가족부와 법무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이 워낙 요란했기에, 천왕동 철거민 특별공급 아파트와 부친의 제주 주택 증여·재매입 의혹은 상대적으로 조용히 넘어가는 듯했다. 지난 16일 청문회에서도 철거민 청약 문제가 집중 추궁됐지만 증인 하나 없는 맹탕 청문회였다는 평가가 나왔고, 여론의 시선은 여전히 다른 두 사람에게 쏠려 있었다. 두 사람이 앞에서 화살을 맞아 주는 동안 그는 뒤에서 숨을 고를 수 있었다.

그런데 방패가 사라졌다. 청문회는 끝났고 남은 것은 임명 여부에 대한 대통령의 결단뿐이다. 국정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로 내려앉은 상황에서 대통령은 더 이상 인사 논란을 끌고 갈 여유가 없다. 야당은 이미 인사 검증 라인의 전면 교체를 요구하고 있고, 여당 안에서도 세 번째 낙마만은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와 더 이상 감쌀 수 없다는 목소리가 엇갈린다. 그때까지 언론과 여론의 뭇매는 이제 방패가 사라진 강신철 당신에게 쏟아질 것이다. 좌불안석일 것이다.

의혹의 내용은 앞선 글에서 이미 짚었다. 그는 1997년 구로구 천왕동 주택을 증여받았고, 화천 최전방 근무 중 보상 고시를 전후해 서울 철거 예정지로 주소를 옮겼고, 그 자격으로 서초에 새 아파트를 받았다. 분양가 5억이 20억이 됐다. 장남이 이모 부부에게서 7억 원대를 빌려 산 분당 상가는 청문 자료에서 처음엔 빠졌다가 뒤늦게 보완됐다. 부친은 무주택 요건을 맞추려 제주 집을 증여했다가 이주권을 확보한 뒤 30만 원에 되샀다는 것이 천하람 의원의 지적이다. 후보자 측은 가족 모두 실제 철거 대상 주택 소유자였고 청약은 절차대로 이뤄졌다고 반박한다. 그러나 두 사람의 낙마가 보여준 기준은 분명하다. 대통령 스스로 말했듯 "국민의 눈높이"다. 형사처벌 여부가 아니라 국민이 납득하느냐가 잣대다. 그 잣대로 보면 강 지명자의 사정이 낙마한 두 사람보다 가볍다고 말하기 어렵다.

재테크 감각으로 치자면 이보다 뛰어난 사례를 찾기 어렵다. 청약통장도, 가점도, 대출도 필요 없었다. 필요한 것은 보상 고시 날짜와 주민등록 이전 신고서, 명의를 잠시 맡아 줄 가족뿐이었다. 국방부보다 경제부처 장관이 더 어울린다는 농담이 나올 만하다. 그러나 나라가 장관에게 요구하는 것은 제도의 틈을 찾아내는 눈이 아니라, 그 틈을 알고도 들어가지 않는 자세다.



군인답게 물러설 때를 알라

강 지명자에게 남은 길은 둘이다. 하나는 까일 대로 까이고, 대통령의 결단을 기다리다 마지못해 물러나는 길이다. 앞선 두 사람이 걸은 길이다. 다른 하나는 지금 스스로 내려오는 길이다. 대통령이 결단을 내리기 전에 후보자가 먼저 결단하는 것이다. 그것이 임명권자의 부담을 덜어 주는 길이기도 하다.

그는 합참 작전본부장과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을 지낸 4성 장군 출신이다. 군인은 물러설 때를 아는 사람이다. 전장에서 퇴각 시점을 놓치면 부대 전체가 위험해진다. 지금 국방부 장관 후보 자리를 붙들고 버티는 것은 본인에게도, 임명권자에게도, 무엇보다 청문회를 지켜본 군에도 부담이다. 장병들이 자기 장관 후보자의 아파트 딱지 이야기를 며칠 더 뉴스에서 봐야 할 이유가 없다.

풀이 죽어 떠밀려 나가는 모습과 결기를 보이며 스스로 물러나는 모습은 다르다. 전자는 명예를 잃고, 후자는 최소한 마지막 품위를 지킨다. 40년 가까운 군 경력의 마지막 장면을 어떻게 남길지는 아직 그의 손에 달려 있다. 국민이 그에게 바라는 것은 이제 변명이 아니라 결단이다. 군인답게, 지금 결정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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