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원 법무장관 후보자 의혹, 감출 것이 많은 사람의 인생은 왜 그토록 화려한가
감출 것이 많은 사람의 인생은 왜 그토록 화려한가 — 김승원 법무장관 후보자를 보며
모두가 비밀 하나쯤은 안고 산다. 그러나 비밀의 크기가 인생의 크기를 넘어서는 순간, 그 인생은 진실이 아니라 연출이 된다. 판사 출신 재선 국회의원, 여당의 실세, 그리고 법무부 장관 후보자. 김승원이라는 이름 앞에 붙은 수식어는 하나같이 화려하다. 그런데 장관 지명 이후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온 것들을 보면, 그 화려함이 얼마나 위태로운 토대 위에 서 있었는지 알게 된다.
제일 먼저 터진 것은 '신약 로비' 의혹이다. 2021년 브로커 양 모 씨의 부탁을 받고 김강립 당시 식약처장에게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을 챙겨달라고 청탁했다는 것이다. 공개된 녹취에서 그는 "식약처 승인되는 순간 수천억을 벌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고, 닷새 뒤 처장에게 연락했으며, 그 임상시험은 평균 심사기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33일 만에 승인됐다. 500만 원 후원금 논의까지 오갔다. 검찰은 3년을 수사한 끝에 2024년 말 기소유예로 마무리했고, 그는 이에 불복해 헌법소원을 냈다. 기소유예는 무죄가 아니다. 혐의는 인정되나 재판에 넘기지 않는다는 뜻이다. 본인이 '공익적 민원'이라 부르는 행위를 검찰은 '알선뇌물 약속'의 틀에서 들여다봤던 것이다.
여기에 서부지법 판사에게 영장심사를 부탁했다는 의혹과 2008년 판사 퇴직 다섯 달 만의 음주운전 전과가 이어지더니, 급기야 가족 문제까지 번졌다. 배우자가 원장인 사회적협동조합은 그가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수원으로 옮겨 석 달 만에 발달장애인 서비스 제공기관으로 지정됐고, 4년간 정부 바우처로 8억 8천만 원을 벌었으며, 그 38%인 3억 3천만 원이 배우자와 두 자녀의 급여로 나갔다는 것이다. 어머니와 오빠가 면접을 보고 동생을 뽑았다는 지적, 인가 없이 '학교' 간판을 달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시민단체는 청탁금지법 위반 등으로 고발했고, 참여연대와 정의당도 장관지명 철회를 요구한다. 후보자 측의 첫 반응은 "가족의 삶을 폄훼한다"였다. 그러나 이십 대 아들딸의 급여 액수까지 전국에 공개된 것은 폄훼가 아니라, 부모의 욕심이 만든 대가를 자식이 치르는 장면이다. 수많은 의혹의 뒷감당을 어떻게 다할 것인가.
물론 이 가운데 확정된 것은 음주운전 전과와 기소유예 처분이고, 나머지는 아직 의혹이다. 후보자 측은 녹취의 앞뒤를 잘라 민원 확인을 승인 압력으로 둔갑시켰다고 반박한다. 그 반박이 사실일 수도 있다. 그러나 법무부 장관은 '무죄추정'으로 앉는 자리가 아니다. 국민에게 법을 지키라고 명령하고 검찰을 지휘하는 자리다. 청문회 내내 자기 의혹을 해명해야 하는 사람이 법질서의 상징이 될 수 있겠는가.
이 사건을 보면서 참으로 씁쓸한 대목은 따로 있다. 그가 국회의원에 만족했다면 이 모든 것은 묻혀 있었을 것이다. 기소유예 결정문은 서랍 속에 잠들고, 녹취는 세상에 나오지 않았을 것이며, 사람들은 '판사 출신 성공한 정치인'을 부러워하며 살았을 것이다. 욕심이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순간 감춰둔 것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 것이다. 감출 것이 많은 사람일수록 삶을 크게 부풀려야 하고, 부풀린 삶은 언젠가 그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무너지게 된다. 민낯이 드러난 지금, 얼굴은 어떻게 들고 다닐 수 있을지, 또 무슨 변명으로 피해자 행세를 할지, 세상은 참 요지경이다.
변호사로 26년을 살며 수많은 사람의 비밀을 보았다. 그러나, 비밀 자체로 무너지는 사람은 보지 못했다. 사람을 무너뜨리는 것은 그 비밀을 안고도 더 높은 곳을 탐하는 마음이다. 이번 청문회가 한 사람의 거취를 가리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 사회가 공직의 무게를 다시 재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요지경을 바로잡는 것은 결국 법과 상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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