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서 구글내비 사용 방법 - 일본의 논두렁길 운전 -
구글내비와 논두렁길, 그리고 아내의 버티기 — 유후인에서 후쿠오카까지
나는 해외여행을 갈 때 여행사를 거치지 않는다. 항공권부터 호텔, 렌트카, 골프장까지 전부 직접 예약해서 다닌다. 내 손으로 짠 일정대로 움직이는 재미가 쏠쏠하기 때문인데, 그 대가로 자잘한 실수와 에피소드가 끊이지 않는다. 오늘은 그중 하나, 2024년 1월 집사람과 다녀온 벳푸·유후인·오이타 골프여행의 마지막 날 이야기다. 이때도 예약은 모두 내가 했고, 맛집은 호텔과 골프장 프론트에 물어물어 다녔다. 구글지도 하나면 외국에서 운전까지 아무 문제가 없었다.
귀국 편은 저녁 8시 후쿠오카발. 유후인에서 공항까지는 차로 2시간 남짓이니 4시에 출발하면 충분했다. 오전에는 마지막 온천을 여유롭게 즐기고, 라멘집을 골라 점심까지 먹은 뒤 계획대로 출발했다. 참, 그 온천에서 수건 때문에 벌어진 소동은 다른 글에서 따로 소개하기로 한다.
구루메시까지는 순조로웠다. 문제는 나가사키 쪽에서 오는 길과 합류하는 지점부터였다. 차들이 가다 서다를 반복하니 마음이 조급해졌다. 구글내비는 고속도로를 빠져나가라 하더니, 차선도 없는 1차로 시골길, 말 그대로 논두렁길로 안내했다. 지리의 문외한이니 지시대로 갈 수밖에. 그래도 막히지 않는 것을 다행으로 여기며 이리저리 헤맨 끝에 공항 근처 큰길에 닿으니 7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다.
집사람에게 골프채와 트렁크, 여권까지 몽땅 맡겨두고 렌트카를 반납한 뒤 택시로 돌아오니 7시가 넘어 있었다. 그런데 집사람이 대단했다. 탑승자가 없어 짐도 못 부친 채, 접수구 옆에서 내가 오기만 하면 바로 수속을 밟도록 버티고 서 있었던 것이다. 그 자리를 벗어나 줄을 다시 서면 탑승시간을 못 맞출 테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겠지만, 그 버티는 실력에 감탄하며 무사히 귀국했다. 돌아보면 여행 중이라 요일 감각이 없었는데 그날이 하필 토요일 오후였다. 주말을 맞아 후쿠오카로 들어오는 차가 그리 많을 줄이야.
그래도 말이 통하지 않는 남의 나라 논두렁길을 뚫고 공항까지 데려다준 것은 결국 구글내비였다. 그 덕을 톡톡히 본 사람으로서, 외국에서 구글내비 쓰는 요령을 몇 가지 적어둔다.
첫째, 데이터가 생명이다. 출국 전에 로밍이나 현지 유심·이심을 준비해야 한다. 둘째, 여행지의 구글맵을 미리 다운받아 오프라인으로도 쓸 수 있게 해 두는 것이 좋다. 다만 오프라인 지도는 실시간 교통정보가 나오지 않아 운전용으로는 부적합하고, 그보다는 도보로 이동할 때 진가를 발휘한다. 지도와 내 위치만 보이면 걸어 다니는 데는 충분하니, 데이터 소모를 줄이면서 통신이 느리거나 잘 안 터지는 골목에서도 끊김 없이 길을 찾을 수 있다. 셋째, 호텔·골프장·공항 등 갈 곳들을 미리 검색해 '저장'해 두면 현지에서 주소를 입력하느라 진땀 뺄 일이 없다. 넷째, 렌트카가 안드로이드 오토나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하면 휴대폰을 연결해 차량 화면으로 보는 것이 제일 편하고 안전하다. 안 되면 거치대라도 챙겨야 한다. 다섯째, 경로 옵션에서 유료도로 이용 여부를 확인해 두자. 일본은 고속도로 통행료가 만만치 않다. 여섯째, 충전 케이블은 필수다. 내비를 켜 두면 배터리가 순식간에 닳는다.
이 정도만 준비하면 한국에서의 일상처럼 외국에서도 운전하며 다닐 수 있다. 물론 그러다 논두렁길로 안내받는 수도 있지만, 그것도 지나고 보면 다 여행의 이야깃거리다. 직접 계획하고 예약하는 여행의 맛이란 결국 이런 것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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