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북알프스 알펜루트 4일 - 물길을 따라간 여행 (2부)

 

제2부. 구름 위의 평원, 탈것 여섯 번으로 넘은 산

북알프스 알펜루트 4일 연재: 제1부 도야마와 쿠로베 댐 · 제2부 알펜루트 횡단(지금 글) · 제3부 가미코치와 가나자와 · 제4부 토롯코 열차

댐에서 위쪽 다테야마산으로 올라가기 위해서 첫번째로 타야하는것은 쿠로베 호수역(黒部湖駅)에서 쿠로베다이라(黒部平)로 가는 터널형 케이블카다. 궤도 위의 열차를 줄로 끌어 올리는 방식이고, 전 구간이 지하터널이다. 눈사태를 피하고 경관을 지키려고 땅속으로 케이블카를 넣은 것이다. 거리 0.8km, 고도차 약 370m, 최대 기울기 31도, 5분거리.


쿠로베다이라(黒部平), 할머니가 알려 준 photo point

케이블카가 땅속을 빠져나오면 쿠로베다이라(黒部平, 1,828m)다. 많은 사람들이 다음 이동 수단인 로프웨이(Ropeway)를 타기위해 줄을 서느라 역 주변과 옥상 전망대만 보고 지나가지만, 이곳에는 꼼꼼히 둘러보아야 할 작은 평원이 있다. 서두르지 않고 평원을 끝까지 한 바퀴 돌다보면 풍경이 멋진 자리가 하나 있다.

혼자 여행 온 일본 할머니 한 분이 사진을 찍고 나오다가, 저기가 포토포인트(photo point)라고 일러 주었다. 사진찍기에 딱 알맞은 장소였다. 발아래 멀리 쿠로베 댐이 내려다 보이지만, 포인트는 댐이 아니다. 댐 뒤편으로 솟은 우시로다테야마(後立山)의 봉우리를 배경에 두고, 옆에 서 있는 단풍을 화면 귀퉁이에 조금 걸쳐야 한다. 나름의 인생샷을 거기서 건졌다. 의외로 사람들이 잘 모르고 지나치는 곳이다.

점심은 여기 쿠로베다이라의 전망대 식당에서 먹었다. 메뉴는 장어덮밥으로 통일. 아래로는 쿠로베 호와 댐, 위로는 다테야마의 3,000m급 능선이 올려다 보인다. 한 시간쯤 머물렀는데, 간소한 식사에 비해서 그 전망은 과분한 느낌이었다.


다이칸보(大観峰)

쿠로베다이라에서 다시 다테야마 로프웨이(Ropeway)를 탄다. 1.7km, 고도차 약 490m, 7분거리. 중간에 지주가 하나도 없는 원스팬(Single-span) 방식으로는 일본에서 가장 길다고 한다. 경관을 해치지 않고 눈사태에 쓸리지 않도록 기둥을 세우지 않는 방식으로 설계한 것이다.

로프웨이에서 내리면 다이칸보(大観峰, 2,316m)다. 절벽에 매달린 역이라 밖으로 나갈 수 있는 곳은 전망대뿐이다. 전망대에서 사진을 몇 컷 찍었다. '대관봉(大観峰)' 팻말이 보이는 자리가 사진 찍기 좋은 인기 장소다.


무로도(室堂), 해발 2,450m

다이칸보에서 무로도(室堂)까지는 다시 전기버스다. 2024년까지의 트롤리버스를 대신해 2025년부터 다테야마 터널 전기버스가 주봉 오야마(雄山, 3,003m) 바로 밑으로 뚫린 3.7km 터널을 10여분 달린다. 터널을 나오면 알펜루트(Tateyama Kurobe Alpine Route)의 최고 지점 무로도(室堂, 2,450m)다.

무로도에는 넓은 초지가 펼쳐져 있다. 화산이 만든 연못 미쿠리가이케(みくりが池)가 있고, 그 너머 지옥계곡(地獄谷) 쪽에서 유황 냄새가 올라온다. 터미널에서 연못까지는 걸어서 10~15분. 그곳에서 바라보는 다테야마 정상은 한 폭의 인상파 화가 그림 같다. 자그마한 나무들이 내뿜는 붉은 색과 작은 돌들이 내는 회색 빛이 잘 어울려 색감이 강렬하고, 두 풍광과 어우러져 뻗쳐내린 작은 능선들이 뼈대를 드러낸 동물의 모습같이 인상적이다. 멀리 보이는 산 정상끼리 이어진 길게 뻗은 능선에는, 등산객들이 개미처럼 작은 점으로 걸어 가고 있다.

젊은 시절 해마다 지리산을 종주하며 느꼈던 그 희열과 감동이, 이곳에서 다시 솟구쳐 올랐다. 언젠가 한번은 걸어서 올라가 보고 싶은 산이다. 인파는 엄청났으나 평원이 넓어 그나마 다행이었다.


반대편으로 내려가다

한 시간 남짓 머물고, 올라온 쪽이 아니라 반대편 도야마(富山) 쪽으로 내려갔다. 무로도에서 다테야마 고원버스를 타고 50분, 고도 1,500m 가까이를 굽이굽이 내려간다. 겨울철에는 설벽의 터널이 생기는 협곡과 미다가하라(弥陀ヶ原) 습원을 지나면 차창 밖으로 낙차 350m, 일본 제일이라는 쇼묘폭포(称名滝)가 스친다. 

삼나무와 너도밤나무가 우거진 곳에 이르면 비조다이라(美女平, 977m)이다. 그러나 여기서 다테야마역(475m)에 가려면 다시 마지막 관문인 다테야마 케이블카(터널형 케이블카)를 타야 한다. 1.3km, 고도차 약 500m, 7분. 

오를 때는 전기버스, 지하 케이블카, 로프웨이, 다시 전기버스였고, 내릴 때는 고원버스와 케이블카였다. 산 하나를 여섯 번의 이동수단으로 갈아타고 넘은 셈이다. 머무는 시간은 짧았으나, 갈아타기와 대기로 여섯 시간 이상이 훌쩍 지나갔다.

다테야마 쿠로베 알펜루트(立山黒部アルペンルート) 구간별 탈것
구간 탈것 거리 시간
오오기자와(扇沢, 1,433m) → 쿠로베 댐(黒部ダム, 1,470m)간덴 터널 전기버스6.1km16분
쿠로베 댐 → 쿠로베코(黒部湖, 1,455m)댐 위 도보0.6km15분
쿠로베코 → 쿠로베다이라(黒部平, 1,828m)쿠로베 케이블카(지하)0.8km5분
쿠로베다이라 → 다이칸보(大観峰, 2,316m)다테야마 로프웨이1.7km7분
다이칸보 → 무로도(室堂, 2,450m)다테야마 터널 전기버스3.7km10분
무로도 → 비조다이라(美女平, 977m)다테야마 고원버스23km50분
비조다이라 → 다테야마역(立山駅, 475m)다테야마 케이블카1.3km7분

둘째 날의 숙소는 다테야마 국제호텔(Tayeyama Kokusi Hotel)이었다. 알펜루트의 도야마 쪽 나들목에 있는, 비교적 오래된 호텔이다. 리조트의 규모는 작고 한적했다. 가이세키로 저녁을 먹고 온천에 들었다. 낮에 맞은 2,450m의 바람으로 쌓인 피로는 저녁의 뜨거운 온천물로 말끔히 씻겨져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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