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비박산 난 수사시스템 ⑥] 나누어 진 검찰 권력, 누가 통제하나 ― 행안부 장관과 커진 수사권


기획 연재 | 풍비박산 난 수사시스템 ― 검찰청이 사라진 뒤, 피해자는 누가 지키는가

[풍비박산 난 수사시스템 ⑥] 나누어 진 검찰 권력 누가 통제하나 ― 행안부 장관과 커진 수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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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개혁의 명분은 검찰에 몰린 권력을 나누는 것이다. 그렇다면, 검찰에서 떼어 낸 권력은 어디로 갔고, 그 권력은 누가 통제할까.

행안부 장관의 손에 들린 두 개의 수사기관

중수청은 행정안전부 소속이다. 경찰청도 행안부 소속이다. 행안부 장관 아래에 일반적인 수사를 맡는 경찰과, 부패·경제 같은 중대범죄를 맡는 중수청이 함께 놓이게 된 것이다.

가장 논란이 되는 것은 중수청법에 들어간 행안부 장관의 수사지휘권이다. 이 조항이 정치권력의 영향력이 수사에 들어오는 통로가 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행안부 장관은 중수청장 제청권과 조직의 허리인 3~5급 수사관 임용권까지 가져, 사실상 중수청 인사의 전권을 쥘 수 있다.

형평성 문제도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대해서는 행안부 장관의 관여가 금지돼 있고, 경찰청장조차 개별 사건 수사를 직접 지휘할 수 없다. 같은 행안부 소속 수사기관인데 유독 중수청에만 장관의 수사지휘권이 있는 것이다. 이 조항이 수사를 정권에 종속시키는 제도라며 삭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다. 형사사법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정치검사’ 문제를 해결하려다 ‘정치경찰’ 문제로 바꿔 놓을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는 것이다.

최근에는 행안부가 옛 법무부 검찰국처럼 중수청의 인사·조직·예산을 관리할 국 단위 조직을 만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행안부는 검토하지 않는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지만, 그런 가능성이 거론되는 것만으로도 수사기관의 정치적 중립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법조계에서 나온다.

커진 경찰, 흔들리는 독립성

경찰은 2021년 수사권 조정으로 수사종결권을 얻었고, 이번 개편으로 검사의 보완수사까지 넘겨받아 명실상부한 수사의 주체가 됐다. 여기에 정보 기능까지 가졌으니, 그 조직이 너무 비대해졌다.

이렇게 커진 경찰을 정치로부터 지키려고 국가수사본부를 만들었다. 국수본은 2021년 출범 때 수사의 독립성을 높이려고 수사 사무에 대한 경찰청장의 지휘까지 막았다. 그런데 정부는 국수본 수사에 대해 행안부 장관이 지휘할 수 있도록 법령을 정비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보도됐다. 검찰의 권력을 나누겠다는 개혁이, 다른 한편에서는 행정부의 수사 통제를 넓히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검찰에 대한 가장 오래된 비판은 정치권력과의 유착이다. 수사기관의 이름을 바꾸고 소속 부처를 옮겨도, 그 수사기관이 정권으로부터 독립되지 않으면 개혁은 간판만 바꾼 것에 불과하다. 더구나 경찰은 검사와 같은 신분보장이 없으므로, 수사가 정치권력의 영향에 휩싸일 위험은 더 커진 것이다.

헌법은 영장주의에서 ‘검사의 신청’을 왜 기재해 두었을까

우리 헌법 제12조 제3항은 체포·구속·압수·수색을 할 때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검사의 신청으로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하도록 정하고 있다. 헌법이 수사기관 가운데 유독 검사를 콕 집어 적어 둔 것이다.

개정 형사소송법은 검사가 사법경찰관의 신청 없이는 영장을 청구할 수 없도록 했다. 이에 대하여 헌법상 검사의 영장청구권을 뼈대만 남기고 속을 비우는 것이라는 비판이 있고, 법조계에서도 위헌이라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어느 검사는 공소청법과 중수청법, 또 어느 검사는 개정 형사소송법에 대해 국회를 상대로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고 효력정지 가처분도 신청하여 헌법재판소에 계류 중이다. 그 근거로 든 것이 1997년 헌재 결정이다. 당시 헌재는 헌법이 영장에 검사의 신청을 요구한 취지가,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확립해 검사 아닌 다른 수사기관의 영장 신청에서 오던 인권 유린을 막으려는 데 있다고 보았다.

그러나 헌재는 2023년 3월 이른바 검수완박법에 대한 권한쟁의심판을 5대 4로 각하했었다. 다수 의견은 헌법상 영장신청권 조항에서 검사의 수사권까지 필연적으로 도출된다고 보기 어렵고, 이 조항은 강제수사의 남용을 통제하기 위해 들어간 것이라고 보았다. 반면 재판관 4명은 소수의견에서 그 법 개정이 검사의 헌법상 소추권과 수사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었다.

헌법재판관 의견이 5대 4로 갈렸던 만큼, 수사권 자체를 완전히 없앤 이번 개정에 대해서는 다시 판단을 받아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78년 만의 사법 대전환이 위헌 논란을 안은 채 출발하는 것이다. 만약 나중에 위헌 결정이라도 나온다면, 그 사이 새 제도로 처리된 수많은 사건은 어떻게 될지도 귀추가 주목된다.

수사기관은 늘었는데, 경계는 흐릿하다

중수청법은 ‘중대범죄’를 정하면서 일정 이상의 법정형처럼 범죄의 무게를 가늠할 기본적인 기준도 정해놓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는다. 그 결과 국가수사본부, 공수처, 특별사법경찰과 수사권이 겹치는 경우가 많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예전에는 수사기관이 여럿이어도 검사가 조정하는 축이 되었다. 이제는 경찰, 중수청, 공수처, 특별사법경찰이 저마다 수사권을 갖고, 이들 사이를 조정할 중심이 흐릿하다. 수사기관 사이의 ‘핑퐁’은 이런 구조에서 나오는 것이다.

10년 쌓은 전문 수사 역량은 어디로

잘 드러나지 않지만 심각한 문제가 또 있다. 검찰이 오랜 시간 쌓아 온 전문 수사 역량이다. 검찰은 2013년부터 금융·증권 범죄와 기업 비리에 대응할 전문 인력을 길러, 2025년까지 회계 분석 전문가 189명과 자금 추적 전문가 195명 등 384명의 전문 수사관을 배출했다. 회계 교육을 받은 검사도 291명에 이른다.

그런데 공소청은 법무부, 중수청은 행안부 소속이다. 소속 부처가 다른 공무원을 강제로 옮기기는 어렵다. 이들이 공소청에 남으면 수사권이 없어 노하우를 쓸 수 없고, 중수청은 당장 그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다. 검찰은 2014년부터 서울남부지검의 금융범죄, 수원지검의 첨단산업 보호, 대전지검의 특허범죄처럼 11개 중점 검찰청을 두어 특화 수사 역량을 키워 왔는데, 이 노하우를 중수청으로 온전히 옮기기 쉽지 않다는 우려도 크다.

공백은 이미 시작됐다. 검찰청 폐지 법안 통과 이후 검사 사직이 이어져 146명에 이르렀고,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부 검사는 1년 새 8명에서 4명으로 절반이 됐다는 보도도 있다.

합동수사본부도 문제다. 검찰과 경찰은 마약과 금융·증권 등 9개 중대범죄에 대해 합수본을 운영해 왔는데, 검사의 수사권이 폐지되면서 지금 방식의 합수본은 사실상 운영이 불가능해졌다. 8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법무부 장관은 합수본의 법적 근거가 모두 사라졌다고 답했고, 대통령은 제도 시행 전까지 운영 방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이 자리에서 대통령이 통과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읽어 보지 않았다고 말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마약과 금융범죄는 한번 수사 공백이 생기면 피해가 순식간에 퍼지는 분야다.

반대편의 설명

행안부 장관의 수사지휘권에도 논리는 있다. 막강한 수사권을 가진 중수청을 아무도 통제하지 못하면 그것이 더 위험하니, 선출된 정부가 책임지고 민주적으로 통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영장청구권에 대해서도, 헌재 다수 의견처럼 이 조항은 검찰이라는 조직의 권한을 보장하려는 것이 아니라 강제수사 남용을 막아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려는 장치이며, 수사권과 소추권은 입법으로 정할 사항이라는 시각이 있다.

둘 다 경청할 만하다. 그러나 ‘민주적 통제’와 ‘정치적 개입’의 경계는 제도로 분명히 그어 두어야 한다. 경찰 국수본에는 장관의 수사지휘를 막아 두면서 중수청에는 열어 둔 이유를 납득할 만하게 설명하지 못한다면, 개혁의 목적이 권력 분산인지 권력 이동인지 의심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권력을 나눈다는 것은 권력을 쪼개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쪼갠 권력 하나하나가 서로를 견제하고, 어느 것도 정권의 손에 쥐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까지가 개혁이다.

📢 다음 회 예고(마지막 회)

이번 개편을 지지하는 쪽의 반론에도 주목할 점은 있다. 마지막 회에서는 그 반론을 정면으로 검토하고, 새 형사사법체계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 무엇을 고쳐야 하는지 열두 가지 제언을 해보기로 한다. 검찰청 폐지 이후 어디에 고소해야 하는지 시민을 위한 안내도 정리해 본다.

▶ 다음 글: [풍비박산 난 수사시스템 ⑦] 검찰청 폐지 후 고소는 어디로? 반론과 제언

참고 자료

오마이뉴스, 「행안부 장관의 중수청 ‘수사지휘권’, 심상치 않다」(2026. 9.)

국민일보, 「“중립성 훼손” vs “통제 필요”… 행안부 중수국 검토설 ‘갑론을박’」(2026. 9.)

더팩트, 「“중수청, 공수처·국수본과 수사권 중복 불가피…‘정치경찰’ 우려도”」(2026. 6. 25.)

「행안장관으로 사령탑만 바뀔뿐…檢개혁 핵심은 중수청 독립」(2026. 7. 20.)

연합뉴스, 헌법재판소 검수완박 권한쟁의 각하 결정 보도(2023. 3. 23.)

연합뉴스, 「‘검찰수사 완전 폐지법’ 처리됐지만…헌재서 최종라운드 예고」(2026. 8. 2.)

헤럴드경제, 「검찰 수사권 폐지 결국 헌재로…현직 검사, 효력정지도 신청」(2026. 9. 27.)

법률신문, 「10년 양성한 검찰 전문 인력, 검찰청 폐지로 사장될까 우려」

한국경제 사설, 「검찰청 사라진다고 금융·기술 범죄 수사 위축돼선 안 될 것」(2025. 9. 23.)

중앙일보, 검사 사직·수사 공백 관련 보도

시대일보, 합동수사본부 운영 공백 관련 보도(2026. 8.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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