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비박산 난 수사시스템 ⑦] 검찰청 폐지 후 고소는 어디로? 반론과 제언


 기획 연재 | 풍비박산 난 수사시스템 ― 검찰청이 사라진 뒤, 피해자는 누가 지키는가

[풍비박산 난 수사시스템 ⑦] 검찰청 폐지 후 고소는 어디로? 반론과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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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편을 지지하는 측의 반론과 검토

이번 개편을 지지하는 쪽의 주장도 가볍지는 않다.

첫째, 수사와 기소를 나누는 것은 많은 나라가 택한 원칙이다. 스스로 수사한 사건을 스스로 재판에 넘기면 무리한 판단을 걸러내기 어렵다. 권력을 나눠 서로 견제하게 하자는 취지는 옳다는 것이다.

둘째, 큰 조직을 바꿀 때 초기 혼란은 피할 수 없다. 모든 것을 완벽히 갖출 때까지 기다리면 개혁은 영영 시작되지 않으니, 일단 출범시키고 채워 가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논리다.

셋째, 공수처의 부진은 기관보다 설계 탓이다. 공수처에서 일했던 부장검사도 수사에 전념하기 어려운 인력 구성, 수사 대상과 기소 대상의 불일치, 기관 간 이첩 갈등 등을 문제로 꼽으며 검사 25명·수사관 40명 정원으로는 수사 역량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한다.

넷째, 미제 증가를 제도 개편만의 탓으로 볼 수 없다. 인력 부족, 사건 난이도 상승, 고소·고발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다섯째, 조서 대신 법정을 중시하는 것은 인권의 진전이다. 밀실에서 받아낸 진술보다 공개된 법정에서 확인한 진술을 믿어야 강압 수사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여섯째, 거대 수사기관에는 민주적 통제가 필요하다. 중수청을 아무도 통제하지 못하면 그것이 더 위험하니, 선출된 정부가 책임을 지는 구조가 낫다는 주장이다.

 

모두 일리 있는 말이다. 그러나 바로 이 반론들이 오히려 지금의 문제를 잘 드러내고 있다.

수사·기소 분리가 옳은 원칙이라면 그 원칙이 작동할 조건도 함께 갖춰야 한다. 초기 혼란이 불가피하다면 그 혼란을 줄일 준비가 있어야 하는데, 법무부장관‧공소청장‧중수청장‧경찰청장 등 중요기관 네 곳의 기관장이 모두 공석이고, 구속 피의자를 어디에 유치할지조차 정하지 않은 채 출발하는 것은 과도기가 아니라 준비 부족이다. 공수처의 부진이 설계 탓이라면 같은 설계를 되풀이하지 말았어야 하고, 미제의 원인이 인력 부족이라면서 인력이 더 모자란 새 기관에 사건을 몰아주는 것은 문제를 더 키울 뿐이다.

공판중심주의가 인권의 진전이라면 영상녹화와 조사자 증언 같은 보완책을 함께 갖췄어야 한다. 민주적 통제가 필요하다면 그것이 정치적 개입으로 흐르지 않도록 경계를 분명히 그었어야 한다. 방향이 옳다는 것은 준비 부족의 면죄부가 되지 못한다.

이렇게 고쳐야 한다

지금까지 짚은 문제와 해법을 열두 가지로 정리해 본다.

지휘부부터 채워야 한다. 법무부 장관, 공소청장, 중수청장, 경찰청장 인선을 정치 공방의 대상이 아니라 국가 형사사법의 최우선 과제로 다뤄야 한다.

16만 건 미제의 이관 계획을 공개해야 한다. 어느 사건이 언제, 어느 기관으로 넘어가는지 사건 당사자가 조회할 수 있어야 하고, 수사관 인사이동 때 사건 인수인계를 점검하는 장치도 필요하다.

관할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 ‘중대범죄’의 기준과 이첩의 ‘정당한 사유’를 구체화하고, 사건이 기관 사이를 오가는 기간에 상한선을 두어야 한다.

시민이 찾아갈 수 있어야 한다. 중수청 지방청과 공수처의 위치, 접수 방법을 적극 알리고, 지방 시민을 위한 공수처 접수 창구도 검토해야 한다.

구속 피의자 보완수사 절차부터 정비해야 한다. 보완수사 기간 중 피의자의 신병을 어디에 둘지, 구속기간과 보완수사 기한을 어떻게 맞출지, 구치소 조사와 호송을 누가 맡을지 법령과 준칙으로 서둘러 정해야 한다.

피해자 구제 장치를 지켜야 한다. 고발인 이의신청권을 완전히 되살리고, 성범죄 등 약자 대상 범죄의 보완수사 인력을 별도로 확보해야 한다. 이의신청 3개월 기한은 피해자 사정을 고려해 재검토하고, 사라질 위험이 있는 증거는 신속히 보전할 길을 열어야 한다.

검사의 수사 요청에 힘을 실어야 한다. 검사가 새로운 범죄 혐의를 발견해 수사를 요청하면 경찰이 반드시 입건하고 결과를 통지하도록 법에 명시하고, 보완수사 요구 불이행에는 즉각적인 조치 수단을 마련해야 한다. 검사에게 직접적인 보완수사권을 주는 것이 사실 가장 바람직하긴 하다.

법정의 짐을 덜어야 한다. 조사 과정의 영상녹화물과 조사자 증언을 폭넓게 활용하도록 제도를 정비하고, 영상녹화 등 요건을 갖춘 검사 면담 진술에는 증거능력을 인정해 같은 사람을 두 번 부르는 ‘이중 소환’을 줄여야 한다. 피해자가 같은 진술을 반복하지 않도록 절차 전체를 재설계해야 한다.

중수청의 정치적 중립을 제도로 보장해야 한다. 행안부 장관의 수사지휘권은 경찰 국수본처럼 금지하거나 극히 예외적인 경우로 좁혀야 하고, 중수청장과 수사관 인사의 독립성을 높여야 한다.

전문 수사 역량을 잇는 다리를 놓아야 한다. 합동수사본부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검찰이 길러 온 금융·회계·기술 전문 인력이 중수청으로 옮겨 갈 수 있도록 부처 간 인사 교류 특례를 두어야 한다.

사람이 오게 만들어야 한다. 중수청 수사관의 처우와 신분 보장, 경력 인정 등 유인책 없이는 정원표만 거창한 조직이 된다.

성과를 정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국회는 중수청과 공수처의 사건 처리 실적, 미제 현황, 예산 집행을 매년 공개 점검해 공수처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해야 한다. 헌법재판소도 개편제도와 관련한 위헌 논란에 대해 신속히 판단해 불확실성을 줄여야 한다.

개혁은 현판식이 아니다

검찰에 권한이 지나치게 몰려 있었다는 비판은 오래된 이야기다. 그 문제를 고치려는 시도 자체를 부정할 생각은 없다.

상징적인 장면이 있다. 법무부는 전국 67개 검찰청사의 외벽과 유리창에서 검찰 로고와 문구를 떼어 내는 데 예비비 65억 원을 편성했다. 대검찰청 경내 맨홀 뚜껑에 새겨진 ‘검찰’ 글씨까지 그라인더로 갈아냈다. 서울·부산·대구 교통공사는 지하철 노선도와 안내방송을 바꾸는 데 12억 원 이상이 들 것으로 예상했고, 서울시는 도로 안내표지판 75개를 바꾸는 데 6,207만 원이 든다고 추산했다. 명함과 출입증, 형사사법정보시스템 등 전산 개편 비용은 얼마일지 아직 모른다.

옛 간판을 지우는 일은 이렇게 빠르고 꼼꼼하다. 그런데 새 기관을 채울 사람은 정원의 60% 남짓이고, 대구중수청은 아직 공사 중이며, 구속 피의자를 어디에 유치할지조차 정하지 못했다. 간판을 지우는 데 쏟은 정성의 절반만이라도 새 제도를 작동시키는 데 썼다면 어땠을까.

하지만 개혁은 선포로 끝나지 않는다. 현판식 사진은 하루면 찍을 수 있다. 그러나 피해를 입은 시민이 “어디로 가야 합니까”라고 물을 때 답해 줄 창구와 사람과 책임자가 없다면, 그것은 아직 제도라고 할 수도 없다.

10월 2일 이후 시험대에 오르는 것은 검찰의 권력이 아니다. 권력을 새로 나누겠다고 나선 쪽의 책임과 능력이다. 대구 시민이 대명동 공사장 앞에서 발길을 돌리는 일도, 과천이 어디냐고 되묻는 일도, 경찰이 덮은 사건 앞에서 피해자가 홀로 좌절하는 일도, 구속기간이 끝나 가해자가 풀려나는 일도 없어야 한다.

📌 10월 2일 이후, 알아두면 좋은 것

일반 고소·고발 → 원칙적으로 경찰에 합니다.

7대 중대범죄(부패·경제·방위산업·마약·국가보호·사이버·법왜곡) → 중수청. 대구·경북은 대구 남구 대명동 남산빌딩의 대구지방중대범죄수사청입니다.

고위공직자 범죄 → 공수처. 경기도 과천시 관문로 47 정부과천청사 5동이며, 고소장은 등기우편으로도 낼 수 있습니다.

어디로 갈지 모를 때 → 가까운 경찰서에 먼저 접수해도 됩니다. 중대범죄에 해당하면 기관끼리 사건을 넘기게 되어 있습니다.

경찰이 불송치 결정을 하면 → 통지받은 날부터 3개월 이내(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6개월)에 이의신청하십시오. 기한이 새로 생겼으니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연재를 마치며

일곱 차례에 걸쳐 검찰청 폐지 이후의 형사사법체계를 살펴보았습니다. 이 연재의 목적은 개혁 자체를 반대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제도가 바뀌는 순간에도 피해자가 길을 잃지 않고, 사건이 사라지지 않으며, 국민의 세금이 제 역할을 하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10월 2일 이후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현장의 법조인으로서 계속 지켜보고 기록하겠습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참고 자료

이데일리, 「출범 이후 2년간 기소 단 3건…공수처 무용론 재점화 왜?」(2023. 5. 29.)

더퍼블릭, 「경찰 22만241건, 검찰 13만3696건, 공수처 1243건…수사기관 ‘미제 산더미’」(2026. 8.)

서울신문 사설, 「검찰조서 증거능력 제한, 수사와 재판역량 강화가 병행돼야」(2021. 12. 31.)

국민일보, 「“중립성 훼손” vs “통제 필요”… 행안부 중수국 검토설 ‘갑론을박’」(2026. 9.)

매일신문, 「[길 잃은 민생수사] 임대 계약 미체결·인력 부족한데…대구중수청 문부터 연다」(2026. 8. 18.)

파이낸셜뉴스, 「72년 만의 형사사법 체계 대전환…수사·기소 완전 분리 닻 올린다」(2026. 9. 28.)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홈페이지 고소·고발 안내

중앙일보, 「[단독] 공소청 4주 시범운영 해보니…“검사 면담, 보완수사 요구에 활용”」(2026. 9. 30.)

SBS, 「“검찰 로고 떼는 데 65억?”…지하철 노선도까지 싹 지운다」(2026. 9. 29.)

경향신문, 「검찰 현판 앞에서 ‘마지막 셀카’…중수청 청사는 아직 공사 중」(2026. 9. 30.)

국민일보, 「이틀 뒤면 추억이 될 ‘검찰청’ 표지판 풍경」(2026. 9.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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